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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물 같은 사람 등록일 2017.04.17 01:43
글쓴이 김경용 조회/추천 144/0

 


물 같은 사람 <허준> 드라마 마지막 장면에서 허준이 죽은 뒤 예진아씨가 의녀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 분은... 땅 속을 흐르는 물 같은 분이셨어. 태양 아래에 이름을 빛내며 살기는 쉬운 법이란다. 어려운 것은... 아무도 모르게 목마른 사람의 가슴을 적시는 거지. 그 분은...그런 분이셨어. 진심으로 진정으로 병자를 사랑한 심의(心醫)셨다.” 허준을 다룬 드라마는 그동안 1976년 <집념>, 1991년 <동의보감>, 그리고 1999년에 <허준>이름으로 다시 2013년에 <구암 허준>이란 제목의 드라마로 지금까지 네 번이나 방영했는데, 얼마 전에 1999년 판을 방송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한 인물을 갖고 한 번도 아닌 네 번이나 방영했다는 것은 그만큼 허준이라는 인물은 예진아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모두에게 후대까지 진정한 물 같이 목마른 자들의 가슴을 적혀주시게 충분했기에, 당시 대한민국 역대 사극 중 최고시청률 63.7%로 부동의 1위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보통 뛰어난 인물을 두드러지게 크고 높은 봉우리를 뜻하는 ‘거봉’이나 큰 나무를 비유한 ‘거목’이라 부르곤 하는데, <허준> 드라마에서는 됨됨이가 훌륭한 허준을 ‘물’로 비유함에 절대 공감이 갔었다. 노자(老子)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최상의 방법은 물처럼 사는 것이라고 끊임없이 역설하였다. 먼 곳에서 스승을 찾지 말고, 가까이에 있는 물을 통해 인생을 배우라고 한 것은 물은 자연 속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미덕과 여러 가지 가르침을 주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지혜를 주고 있다. 낮은 곳으로 가다가 하천을 만나고 하천은 강으로 나아가고 강은 한없이 넓은 바다로 나아간다. 사람의 마음도 낮은 곳을 향할 땐 바다 같은 평안함과 안식이 있다. 물은 아래도 내려가다가 벽을 만나든 큰 돌을 만나든 다투지 않고 말없이 비껴 지나간다. 행여 깊은 구덩이가 있어도 짜증내지 않고 물이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갈 길을 또 간다. 물은 그냥 내려가는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만물에 생명을 키워 꽃과 열매를 맺게 한다. 바다 같은 평온함이란 이렇듯 어떤 환경이든 수용하면서 조화를 이루어가며 참 평안을 누리며 사는 것이 물과 같은 사람이다. 내려가는 물은 어떤 그릇이든 상관치 않고 모양대로 담겨진다. 둥근 그릇에 담그면 둥근 모양이 되고 세모진 그릇에 넣으면 세모진 모양으로 되는 것이 물이다. 이처럼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상황과 상대에 따라 맞추어 가는 이가 물과 같은 사람이다. 우리는 사람에 따라 표정과 심기가 달라지기 쉽다. 하지만 물과 같은 사람은 앞에선 호의를 베푸나 뒤에선 악의를 갖고 있는 이에게조차 동일하게 대한다. ‘가짜친구는 소문을 믿고 진짜친구는 나를 믿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도 처음처럼 변함이 없지만 타인에게도 가짜든 진짜든 똑같이 대하는 것이 물과 같은 사람이다. 말이 그렇지 이 일이 어찌 가능하겠는가. 만약에 선인이든 악인이든 물처럼 동일하게 대한다면 그는 이미 자아를 내려놓은 사람일 것이다. 다른 의미로 물처럼 어떤 상황에서든지 자기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원래는 물이었지만 물은 이웃이 원하는 대로 증기가 되기도 하고 또 얼음이 되는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물은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늘 이렇게 상황에 따라 돌고 돈다. 고이면 썩는다는 물의 치명적인 약점을 자신이 알기에 물은 어떤 모습이든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로 보지마!’라는 말처럼 우리는 물을 가장 흔하기에 어찌 보면 평소엔 아주 하찮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물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 자체다. 밥 먹지 않고 40일을 버티기도 하지만 물을 먹지 않고는 며칠도 못 견딜 만큼 소중함에도 물은 이런 절대적 가치를 갖고 있으면서도 전혀 스스로를 비싼 티를 내지 않는다. 허준이 그랬다. 끝없는 질투와 모함 속에서도 연륜이 깊어 가고 지위가 올라감에도 그는 갑질은 커녕 마지막 순간까지 버려진 자들과 함께하므로 물처럼 그들을 다 품어주었기에 그를 연모했던 예진아씨의 대사처럼, 한평생 아무도 모르게 목마른 사람의 가슴을 적시다가 갔기에 물과 같다고 했던 것이다. 나도 바보라는 소릴 들어도 좋으니 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2017년 4월 12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하누리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경포호수^